[ 감각의 지형 / Touchscape ]

[ 감각의 지형 / Touchscape ]

〈감각의 지형 / Touchscape〉은 인체에서 출발한 부드럽고 유기적인 곡면의 조형으로 구성된 체험형 설치 작업이다. 각각의 형태는 생물적인 리듬과 온기를 머금은 조형으로, 작가의 감정이 스며든 형상이자 관람자 자신의 감각을 되비추는 존재로 자리한다. 관람자는 굴곡을 따라 손끝을 움직이며, 단순한 접촉을 넘어 어떤 존재의 내밀한 감정에 조용히 닿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터치(touch)를 출발점으로, 감정이 몸을 통해 인식되고 공간 안에서 확장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촉각은 단순한 신체 반응을 넘어 기억과 관계를 호출하는 감각의 통로가 되며, 관람자를 보는 이가 아닌 참여자로 끌어들인다.

〈Touchscape〉는 이러한 감각적 참여를 통해 개인의 경험을 넘어, 서로 다른 존재들이 감각적으로 공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제된 공간, 집중되는 감각

이번 XXPRESS 전시에서는 외부의 빛과 시선이 스며드는 열린 공간의 성격을 반영해, 화이트 마감의 정제된 환경 속에서 작품의 조형과 배치를 절제된 방식으로 재구성하였다. 에코퍼(Eco Fur)를 제외한 네 가지 텍스타일—스팽글(Spangle), 엠보싱(Embossing), 새틴(Satin), 트위드(Tweed)—이 사용되며, 사운드 요소 없이 조형과 텍스처 자체에 더욱 집중한다. 색채 또한 연핑크에서 체리핑크로 이어지는 감정의 그라데이션을 유지하되, 보다 절제되고 중립적인 환경 속에서 개별 유닛의 형태와 물성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각각의 텍스타일은 서로 다른 감정과 신체의 상태를 상징하는 표면의 언어로 기능한다. 스팽글은 사회 속에서 드러나는 존재감과 타인의 시선을 반사하며, 때로는 연출된 자아의 반짝이는 표면을 연상시킨다. 엠보싱은 반복적으로 눌리고 겹쳐진 표면처럼, 마음속에 층층이 남아 있는 기억과 감정의 결을 환기한다. 새틴은 매끄러운 촉감 안에 긴장과 유혹, 낯섦을 동시에 품으며 감각의 경계를 은근히 흐린다. 트위드는 단단한 짜임과 질서를 떠올리게 하는 질감으로, 개인이 사회 속에서 형성해온 정체성과 그 경계를 상징한다. 이 서로 다른 물성들은 하나의 그라데이션 안에서 공존하며, 감정의 다양성과 복합성을 드러낸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밀도감 있게 배열된 텍스타일 조형과 사운드를 통해 공간 전체로 확장되었던 〈Touchscape〉는, XXPRESS의 화이트 마감과 정제된 구조를 지닌 공간 안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이곳에서 작품은 더 이상 거대한 감각의 파장으로 펼쳐지기보다, 개별적인 만짐과 응시를 통해 천천히 체화되는 감각의 지형으로 작동한다. 자연광이 스며드는 공간 속에서 관람자는 각 조형의 형태와 텍스처에 더욱 집중하게 되며, 이 작업은 만짐을 통해 기억되고 바라봄을 통해 감정이 환기되는 순간들을 축적한다. 이를 통해 〈Touchscape〉는 감각이 어떻게 몸과 공간 사이에서 관계를 맺고, 하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스며드는지를 조용히 드러낸다.

기간. 1월 27일(화)–2월 8일(일)
시간. 화-목: 13:00 - 17:00, 금-일/ 13:00–20:00
장소. XXPRESS @xxpress.official , 서울 마포구 포은로 99,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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